
기업들을 만나고 사람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보면 '스타트업'이란 개념이 생각보다 여기저기 말 쓰인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특히나 벤처와 스타트업이 혼용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닐 뿐더러, 그냥 중소기업인데도 스타트업이라고 내세우기도 한다.
설계도에 따라 스타트업을 차곡차곡 만들어보기 전에, 이 스타트업이란게 도대체 무엇인지부터 한 번 짚어보자. 뭔지 알아야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것 아닌가.
1. 그래서 스타트업이 정확히 뭔가요?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보통 굉장한 기술이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솔루션이 있어야만 할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관점이 일정 부분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정 부분'만 사실이라고 한 것은 스타트업의 본질은 결국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스타트업의 정의는 아래와 같다.
- 기존 시장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니즈)를 발견하고
- 새로운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며
- 빠르게 성장하는 신생 기업
막상 이렇게 써놓고 보니 세상에 스타트업 아닌 기업이 어디 있나 싶기도 하다. 이 또한 사실이다.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때는 모두 다 이런 목표를 가지고 있으니 시작 단계에 한해서는 모든 창업 기업은 곧 스타트업인 셈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읽고나니 좀 헷갈리기도 한다. 스타트업이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그럼 '벤처기업'은 또 뭔가?
2. 그럼 벤처기업이랑 뭐가 다른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벤처기업은 '정부 기준에 따라 인증받은 기업'을 의미한다.
벤처기업 관련 공공 및 민간 기관에서는 벤처기업을 '기술 기반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진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단순히 문언적인 표현으로는 스타트업과 동일하다. 하지만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은 엄밀히 다른 개념이며 웬만하면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법적으로 규정된 개념인가'이다.
스타트업이 무엇인가에 관해서 실리콘밸리의 온갖 유명한 VC들을 비롯해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나 또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스타트업의 정의는 민간 영역에서의 관념적인 논의이며 실질적으로는 투자 대상에 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벤처기업'은 보다 정책적이고 제도적인 의미가 강하다.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서 정의하는 벤처기업은 아래와 같다.
- 다른 기업에 비해 기술성이나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정부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기업 중에서
- 벤처투자유형, 연구개발유형, 혁신성장유형·예비벤처기업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업
즉, 벤처기업이란 법률에 따라 ①벤처투자, ②연구개발, ③혁신성장 및 예비벤처기업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 일정한 인증과정(벤처기업 인증 제도)을 거쳐야 공인받는 개념인 셈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이면서도 벤처기업인 경우가 있고 스타트업이지만 벤처가 아닌 경우, 그리고 벤처지만 스타트업이 아닌 경우도 있다.
3.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왜 구분해야 하나요?
이 또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타트업이라고 벤처기업이 아니며, 제도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걸 알아야 인증 신청도 하고 혜택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이 든다. 벤처기업 인증을 굳이 왜 만들어 놓았는지, 받으면 어떤 이득이 있는지 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벤처기업에 대한 인증은 작은 기업들을 키우려는 정책적 이유가 강하다. 따라서 인증을 받게되면 공간 지원부터 정부지원사업 참가시 가산점, 법인세/소득세, 취득세 등 세금 감면, 기술보증기금 보증 한도가 확대되는 등등 사업에 필요한 혜택들을 받을 수가 있다.
그래서 많은 스타트업들은 시드나 Pre-A 정도 투자를 유치하면서 벤처기업 인증을 같이 받기도 한다. 기술에 자신이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기술평가를 거쳐 벤처 인증을 받는 경우도 흔하다.
물론 공공영역과 엮이면 이런저런 귀찮음(...)이 있긴 하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선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
물론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지원부터 찾아보는게 어불성설일 수는 있다. 하지만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스타트업이 무엇인지 알아야 방향성도 잡고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방향성을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자영업과 비교해보기로 하자.
박동진
- 패스파인더넷 매니저
- 스타트업에서 좌충우돌한 경험, 그리고 여러 회사들을 만나고 느낀 점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저서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 𝙈𝙖𝙞𝙡: david@pathfindernet.co.kr
- 𝙄𝙣𝙨𝙩𝙖𝙜𝙧𝙖𝙢: @ddvddn
기업들을 만나고 사람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보면 '스타트업'이란 개념이 생각보다 여기저기 말 쓰인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특히나 벤처와 스타트업이 혼용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닐 뿐더러, 그냥 중소기업인데도 스타트업이라고 내세우기도 한다.
설계도에 따라 스타트업을 차곡차곡 만들어보기 전에, 이 스타트업이란게 도대체 무엇인지부터 한 번 짚어보자. 뭔지 알아야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것 아닌가.
1. 그래서 스타트업이 정확히 뭔가요?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보통 굉장한 기술이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솔루션이 있어야만 할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관점이 일정 부분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정 부분'만 사실이라고 한 것은 스타트업의 본질은 결국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스타트업의 정의는 아래와 같다.
막상 이렇게 써놓고 보니 세상에 스타트업 아닌 기업이 어디 있나 싶기도 하다. 이 또한 사실이다.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때는 모두 다 이런 목표를 가지고 있으니 시작 단계에 한해서는 모든 창업 기업은 곧 스타트업인 셈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읽고나니 좀 헷갈리기도 한다. 스타트업이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그럼 '벤처기업'은 또 뭔가?
2. 그럼 벤처기업이랑 뭐가 다른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벤처기업은 '정부 기준에 따라 인증받은 기업'을 의미한다.
벤처기업 관련 공공 및 민간 기관에서는 벤처기업을 '기술 기반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진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단순히 문언적인 표현으로는 스타트업과 동일하다. 하지만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은 엄밀히 다른 개념이며 웬만하면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법적으로 규정된 개념인가'이다.
스타트업이 무엇인가에 관해서 실리콘밸리의 온갖 유명한 VC들을 비롯해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나 또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스타트업의 정의는 민간 영역에서의 관념적인 논의이며 실질적으로는 투자 대상에 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벤처기업'은 보다 정책적이고 제도적인 의미가 강하다.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서 정의하는 벤처기업은 아래와 같다.
즉, 벤처기업이란 법률에 따라 ①벤처투자, ②연구개발, ③혁신성장 및 예비벤처기업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 일정한 인증과정(벤처기업 인증 제도)을 거쳐야 공인받는 개념인 셈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이면서도 벤처기업인 경우가 있고 스타트업이지만 벤처가 아닌 경우, 그리고 벤처지만 스타트업이 아닌 경우도 있다.
3.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왜 구분해야 하나요?
이 또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타트업이라고 벤처기업이 아니며, 제도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걸 알아야 인증 신청도 하고 혜택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이 든다. 벤처기업 인증을 굳이 왜 만들어 놓았는지, 받으면 어떤 이득이 있는지 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벤처기업에 대한 인증은 작은 기업들을 키우려는 정책적 이유가 강하다. 따라서 인증을 받게되면 공간 지원부터 정부지원사업 참가시 가산점, 법인세/소득세, 취득세 등 세금 감면, 기술보증기금 보증 한도가 확대되는 등등 사업에 필요한 혜택들을 받을 수가 있다.
그래서 많은 스타트업들은 시드나 Pre-A 정도 투자를 유치하면서 벤처기업 인증을 같이 받기도 한다. 기술에 자신이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기술평가를 거쳐 벤처 인증을 받는 경우도 흔하다.
물론 공공영역과 엮이면 이런저런 귀찮음(...)이 있긴 하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선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
물론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지원부터 찾아보는게 어불성설일 수는 있다. 하지만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스타트업이 무엇인지 알아야 방향성도 잡고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방향성을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자영업과 비교해보기로 하자.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