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확대[𝐏𝐑𝐈𝐂𝐈𝐍𝐆] 할인행사 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이슈 2

• 해당 제품에 관해서 어느 정도의 '표준 가격'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어 있고
• 우리가 그 가격보다 획기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할 때

1. 할인해서 잘 팔린 케이스: 쿠팡, K9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쿠팡이다. 쿠팡은 기저귀로 일어난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셜커머스를 막 벗어나던 시기에 쿠팡은 하기스 기저귀를 다른 마트보다 무려 절반이나 싼 가격에 팔았다. 물론 몇 달만 유지한 가격이긴 하지만 기저귀가 입소문에 민감하며 반복구매가 일어나기 쉬운 품목임을 생각해보면 굉장히 전략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협동로봇(사람과 협력하면서 작업하는 로봇)시장에서 중국산이 강세를 보이는 것 또한 암묵적으로 형성된 표준 가격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K9 자주포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것 또한 유사한 성능의 독일제의 절반 이하 가격이기 때문.

이처럼 대부분의 산업에는 표준 제품과 표준 가격이 존재하며, 표준 제품의 성능에 근접하면서도 파격적으로 싸게 팔면 판매량이 폭증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관해서 고객들은 잘 모른다. 그런게 있는 줄도 잘 모르고, 서비스의 존재 여부를 모르니 표준 가격도 형성될 리 만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싸게 팔아봤자 고객은 성능에 비해 얼마나 혜자인지 느낄 수가 없다. 싸게 팔아도 싼 줄 모르면 판매량은 당연히 늘어날 수가 없다.  

2. '경제 불황'의 마케팅적 의미와 기업의 과제

뉴스에 나오는 '경제 불황으로 소비가 부진하다'는 말은 마케팅적으로는 '고객들의 위험 선호 경향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이는 곧 모르는 브랜드나 처음 보는 제품을 선택하지 않을 뿐더러 제품의 가치에 대해서도 엄격해진다는 의미인데, 우리 제품/서비스가 신라면이나 프링글스같은 NB(National Brand)제품이거나 유명 매장이나 사이트에서 판매되지 않는 이상은 고객들의 장바구니에 들어가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는 것.

요약하자면 '고객의 레이더망에 들어있는 표준 제품과 비교해서 비슷한 품질에 50% 이상 저렴하다면 고객이 선택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불황기에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도출된다.

• 우리 제품을 고객에게 어떻게 인식시킬 것인가
  
  
• 우리 제품을 어떻게 시장 내 표준 제품 퀄리티에 근접하게 만들 것인가
  
  
• 이후에 가격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반복해서 말하지만 이런 전제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할인부터 때리면 그냥 마진만 줄어들 뿐이다. 아니, 오히려 '싼 게 비지떡'이란 이미지로 굳어질 지도 모른다.

3. 사는 사람은 산다. 다만..

불황기에도 사는 사람은 산다. 다만 예전처럼 아무거나 사지 않고 더 불안해하고 그만큼 더 깐깐할 뿐이다. 불황기에 기업이 집중해야 할 일은 바로 고객이 느끼는 이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다.

가격 인하는 마지막의 마지막에 고려해야 한다. 가격 건드리기 전에 우리 사업이 고객들에게 어떻게 인지되고 있는지, 품질은 어떤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이복연 코치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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