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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인사이트재무제표로 기업 전략 파악하는 법

P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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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의 실적이 좋다, 나쁘다라고 하려면 대부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조금 더 깊이 본다고 해봐야 손익계산서도 보는 정도일 뿐이다. 재무제표로 기업의 과거 실적을 분석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은 제무제표로 알 수 있는 100가지 중 99개를 놓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Dart에 외부감사로 올라오는 스타트업이 있다. 사실 이정도 규모라면 이미 스타트업 단계는 지난 것이지만 대부분 단일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인지라 사업 구성이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이는 곧 분석과 이해가 쉽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 스타트업이 속한 '산업'의 특성을 아주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단일 비즈니스로 매출을 수백 억 원 올린 기업이라면 산업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실하게 갖추고 있으며 여기 해당하는 요건들은 재무제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1. 업의 본질 ▶️ 재무상태표의 자산 항목을 봅시다. 


'산업의 특성'은 그럼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을까. 바로 재무상태표의 '자산'항목이다. 자산의 구성비와 매출액 대비 비율을 확인하면 된다. 하나의 기업을 확인해도 되지만 동종/유사 업종 기업들 여러 군데를 모아놓고 같이 비교하면 평균적 자산 비중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곧 '업의 특성'이나 다름없다.

오프라인 유통업이라면 매장, 인테리어같은 유형자산 비중이 당연히 높을 것이다. 팹리스를 비롯한 테크 스타트업은 개발비 등 무형자산의 비중이 클 것이다. 이는 곧 그들이 속한 업이 해당 자산의 비중을 요구했고 이를 실천했기 때문에 Dart에 외부감사법인이 될 정도로 성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업의 본질이란게 아이덴티티, 자기다움같이 무슨 도 닦는 소리가 아니라, 철저히 실용적인 관점에서 '한 산업이 요구하는 요소를 획득하고 충실히 수행하는 방법'이며, 이는 자산의 비중,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어떤 기업이 다른 업체의 평균에서 많이 벗어난 자산 구성을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 첫 번째로는 이 기업이 업의 본질을 바꾸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모종의 이유로 평균적 자산 구성을 맞출 수 없을 정도로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유통업체라면 부동산 자산(그러니까 매장이나 매장 부지같은)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유형자산은 별로 없고 Sale&lease back에 따라 사용권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다면 자금 압박으로 인해 유형자산을 많이 매각했거나 애초부터 Asset light하게 사업을 설계했다는 뜻이 된다.

고정비 부담이 낮은 대신에 임대료가 부담스러울 것이기 때문에 회사의 전략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면 유통업체의 '평균'에서 많이 벗어나는 자산 구조를 가진 회사의 수익성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시간이 된다면 홈플러스의 지난 몇 년 간의 자산을 살펴보자)

요약하자면 재무상태표의 자산 항목을 살펴보고 유사 업체와 비교만 해보면 업의 본질, 기업의 전략, 시장 내 입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는 것.


2. 비즈니스 모델 ▶️ 손익계산서에 나옵니다. 

손익계산서를 보면 기업의 수익모델을 알 수 있다.

성심당의 원가율은 53%인 반면, 영업비용은 22% 수준이다. 이는 곧 좋은 재료를 많이 써서 맛있는 빵을 만드는데 집중하는게 우선이며 마케팅 등 판관비는 별로 들이지 않는 형태, 즉 제품중심적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에 노티드의 원가율은 35%정도이고 영업비용은 60~70% 수준이다. 그리고 영업비용 중에서도 유형자산 감가상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즉, 노티드는 제품 이외의 부가요소를 더함으로써(도넛 디자인이 예쁘다거나 다른 외적 어필요소가 있다는 뜻) 원가보다 가능하면 비싸게 판매하며 동시에 인테리어 등 오프라인 공간을 꾸미는데 많은 비용을 소모하는 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인스타그램용 디저트 가게이고, 이런 방향성에 차질이 생기거나 포기하는 순간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쇠퇴할 것이므로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수익 모델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쉽게 추론할 수 있다. 


3. 현재 경영 전략 ▶️ 현금흐름표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현금흐름표는 업의 본질과 수익 모델을 기반으로 경영진이 지금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노티드의 경우, 현재 영업 적자 상태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인테리어에 돈이 많이 드는 탓에 지속 가능성이 낮아서 기존 유형자산 중 일부를 매각해서 금융부채를상환하고 있다. 즉, 지금까지와 같은 급격한 매장 확대보다는 수익성 있는 성장을 위해 방향을 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에 젠틀몬스터는 매출 8천억 원에 영업이익 2천 3백억 원을 올리고 있으며 이렇게 벌어들인 현금 상당 부분을 유형자산 취득이 투입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형매장과 특별한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4. 마무리


이처럼 재무제표는 단순히 실적만 나타낸 것이 아니다.

  • 어떤 자산이 중심인가 = 기업이 영위하는 업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 매출, 원가, 비용 항목들 사이 상관관계가 어떤지 = 기업의 수익모델이 무엇인지
  • 어떻게 현금을 창출하고 소모하는지 = 지금 어떤 성장 전략을 선택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이건 대략적인 이야기일 뿐이고, 더 정확하고 디테일한 파악을 위해서는 많은 자료를 더 살펴봐야하지만 내가 속한 업종의 본질과 경쟁 문법을 파악할 수 있고, 벤치마킹 기업의 성장 방식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건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다.

많은 스타트업에서 '독보적'이며 '세상에 없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해야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요즘같은 불황기엔 쉽지 않은 이야기다. 그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쉽고 증명된 인사이트가 재무제표에 있다.

특히나 스타트업 대표, 그리고 한 사업의 책임자들은 자기가 결정하는 것들이 재무제표의 어떤 항목에 무슨 영향을 주는지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만 한다. 설비를 더 들여올 것인지, 연구개발비를 더 쓸 것인지 등 수많은 의사결정의 집합체가 재무제표이고 시리즈 투자 정도를 받겠다는 대표라면 당연히 알아야만 하는 사항들이다. 아니, 이건 남의 돈으로 사업하는 입장에서의 기본적인 예의다.

자기 사업을 하고 싶다면, 사업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반드시 재무제표를 공부하자. 꼭. 




 이복연 코치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 e-mail : bokyun.lee@pathfinde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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