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를 보고 드는 몇 가지 생각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현상에는 동의하지만 원인에는 공감이 가지 않는다.
"몸값 4조라더니 4년 만에 5000억"…거품 꺼진 K-유니콘의 현주소 (클릭)
1. 국내 유니콘 대부분이 플랫폼인 이유
외국에는 AI나 우주, 테크 스타트업들도 많은데 왜 우리나라 유니콘들은 플랫폼 아니면 B2C일까.
물론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구 밀집도나 창업의 용이함 등도 있긴 하지만 그게 본질은 아니다. '대기업 중심'이라는 시장 구조가 원인이다.
기술과 관련된 거의 모든 B2B 거래가 대기업 계열사 중심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이 새로 진입하거나 또는 J커브와 같이 급격하게 성장할 수가 없다.
반도체 설비 분야가 유일한 예외인데, 코스닥 최상위 업체들 또한 반도체 설비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다만 이들은 스타트업이라기 보다는 중견기업, 정확히는 관련 분야 대기업의 1차 공급사 정도의 포지션이다.
2. 내수 악화로부터 시작되는 도미노
플랫폼이나 B2C가 대부분이라는 뜻은 시장 상황에 휘둘린다는 뜻이다. 그러니 내수가 줄어들면 유니콘 수도 급감한다.
2024년 기준으로 유니콘 스타트업은 미국은 60여 개로 추정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단 두 곳 뿐이다. 경제 규모를 생각하면 최소 4~5개는 나와야 함에도 말이다.
시장 상황에 극도로 민감한 업종이 숫자도 많지 않으니 투자금의 유입 또한 열악하다. 당연히 VC들도 규모가 영세하기는 마찬가지고 AC의 경우 자생력이 있는 곳은 정말 극소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려면 결국 해외에서 투자자를 찾아 헤매야하고 투자를 유치하면 다시 수요처를 찾아다녀야 한다. (투자금이 100억 만 넘어가도 거의 대부분이 클럽딜이다. VC가 위험을 떠안고 싶지 않다는 뜻이고 그럴 역량도 사실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 우리나라에서 엔비디아가 안 나오는 이유
첨단 기술 분야 스타트업들은 창업부터가 쉽지가 않다. 관련 기술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필요함은 물론, 기술을 제품/서비스로 만들기까지 적지 않은 투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까지는 글로벌 공통이고 이걸 돌파하는 기업도 손에 꼽을 정도지만 우리나라는 앞서 언급한 시장 구조라는 벽이 하나 더 있다. 시장과 수요처 모두가 엉망이고 이런 상황에 굳이 창업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과고 나와서 공대가는 것보다 의대가는 것이 기대 수익도 높고 성공 확률도 월등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다. 사회가 전체 구조를 최적화하지 않으면 결국 개인은 알아서 부분 최적화에 몰입하기 마련이다.
'경기 부양'이라는 단기 처방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경제 구조 혁신이 필요한 순간이기도 하다.
이복연 코치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 e-mail : bokyun.lee@pathfindernet.co.kr
- SNS : Facebook
기사를 보고 드는 몇 가지 생각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현상에는 동의하지만 원인에는 공감이 가지 않는다.
"몸값 4조라더니 4년 만에 5000억"…거품 꺼진 K-유니콘의 현주소 (클릭)
1. 국내 유니콘 대부분이 플랫폼인 이유
외국에는 AI나 우주, 테크 스타트업들도 많은데 왜 우리나라 유니콘들은 플랫폼 아니면 B2C일까.
물론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구 밀집도나 창업의 용이함 등도 있긴 하지만 그게 본질은 아니다. '대기업 중심'이라는 시장 구조가 원인이다.
기술과 관련된 거의 모든 B2B 거래가 대기업 계열사 중심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이 새로 진입하거나 또는 J커브와 같이 급격하게 성장할 수가 없다.
반도체 설비 분야가 유일한 예외인데, 코스닥 최상위 업체들 또한 반도체 설비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다만 이들은 스타트업이라기 보다는 중견기업, 정확히는 관련 분야 대기업의 1차 공급사 정도의 포지션이다.
2. 내수 악화로부터 시작되는 도미노
플랫폼이나 B2C가 대부분이라는 뜻은 시장 상황에 휘둘린다는 뜻이다. 그러니 내수가 줄어들면 유니콘 수도 급감한다.
2024년 기준으로 유니콘 스타트업은 미국은 60여 개로 추정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단 두 곳 뿐이다. 경제 규모를 생각하면 최소 4~5개는 나와야 함에도 말이다.
시장 상황에 극도로 민감한 업종이 숫자도 많지 않으니 투자금의 유입 또한 열악하다. 당연히 VC들도 규모가 영세하기는 마찬가지고 AC의 경우 자생력이 있는 곳은 정말 극소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려면 결국 해외에서 투자자를 찾아 헤매야하고 투자를 유치하면 다시 수요처를 찾아다녀야 한다. (투자금이 100억 만 넘어가도 거의 대부분이 클럽딜이다. VC가 위험을 떠안고 싶지 않다는 뜻이고 그럴 역량도 사실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 우리나라에서 엔비디아가 안 나오는 이유
첨단 기술 분야 스타트업들은 창업부터가 쉽지가 않다. 관련 기술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필요함은 물론, 기술을 제품/서비스로 만들기까지 적지 않은 투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까지는 글로벌 공통이고 이걸 돌파하는 기업도 손에 꼽을 정도지만 우리나라는 앞서 언급한 시장 구조라는 벽이 하나 더 있다. 시장과 수요처 모두가 엉망이고 이런 상황에 굳이 창업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과고 나와서 공대가는 것보다 의대가는 것이 기대 수익도 높고 성공 확률도 월등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다. 사회가 전체 구조를 최적화하지 않으면 결국 개인은 알아서 부분 최적화에 몰입하기 마련이다.
'경기 부양'이라는 단기 처방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경제 구조 혁신이 필요한 순간이기도 하다.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